숙소가 위치한 구좌읍에는 오름들이 참 많다.
특히 그 중에서 가장 높은 다랑쉬오름을 가보기로 했다.
땀이 많이 날 정도로 햇빛이 강했지만 정상까지 오르고 나니 힘든 게 다 잊혀질 정도로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졌다.
어제는 비자림해장이었다면 오늘은 오름해장이었다.
오름에서 맑은 공기와 바람을 쐐다보면 숙취가 해소되는 듯 하다.
아무리 그래도 음식으로 하는 해장은 따라올 수 없다.
성게국수로 유명한 평대성게국수를 방문해보기로 했다.
우리는 성게국수(8,000원)와 돌문어부침개(8,000원)를 주문했다.
당근주스(7,000원)도 별도로 판매하고 있었다.
구좌읍이 당근으로 유명한 지라 당근케이크, 당근주스 등 당근 관련 디저트를 판매하는 곳이 많다.
조금 비싸긴 하지만 궁금해서 하나 사먹어 보았다.
물 한방을 섞지 않은 100% 당근주스답게 당근 고유의 단맛을 제대로 느껴볼 수 있었다.
식사를 마친 후 거묵이형의 마지막 일정을 어디로 잡을까 고민하던 중,
제주도 한달살기 초반에 갔던 브릭스제주가 떠올랐다.
그곳에서의 기억이 좋았어서 한번 더 방문하고 싶었는데 마침 공항 가는 길에 있어 잠시 들르기로 했다.
시그니쳐 메뉴인 아이스 피규어 라떼와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다.
카페에서 잠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다가 거묵이형의 항공편 시간에 맞춰 제주 공항에 데려다 주었다.
다행히 출퇴근시간 직전이라 차가 많이 막히지는 않았다.
그렇게 또다시 제주도에 홀로 남겨졌다.
누군가와 함께 있다가 혼자 남겨지면 공허함과 홀가분함이 섞여 있는 오묘한 느낌이 든다.
조심스러웠던 행동도 조금은 과감해지고 차 안에서 노래에 맞춰 흥얼거릴 수도 있게 된다.
엑셀과 브레이크를 좀 더 세게 밟아도 된다. 집에서 속옷차림으로 다닐 수도 있다.
허전함이라는 비용을 지불하고 자유를 얻는다.
이번 제주도 한달살기는 그 둘 간의 균형이 최적으로 유지되는 여행이었다.
지금까지 그래왔고 앞으로 남은 기간도 그럴 것이다.
남은 기간 동안의 한달살기가 또다시 기대된다.
제주시에서 숙소 쪽으로 오던 중 가고 싶었던 카페 중 하나였던 공백에 들렀다.
BTS의 멤버가 운영하는 카페로 유명한 곳이었다.
특이하게도 별도로 테이블은 없었고 길게 이어진 의자에서 커피와 디저트를 즐길 수 있도록 디자인되어 있었다.
갤러리도 별도로 운영하고 있어 예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해안가에 있는 소파에서 한시간 정도 멍때리다 해질녘 즈음에 숙소로 향했다.
가을이 되니 해가 짧아져 6시만 되어도 금방 어두워졌다.
숙소에 가기 전 저녁식사를 해결하기 위해 근처의 섭섭이네라는 카레집에 방문했다.
(사장님이 섭자돌림이라서 섭섭이네로 가게명을 정했다는 후문)
가장 유명하다는 흑돼지퐁당카레(11,000원)를 주문했다.
매운 정도는 3단계 중 2단계를 선택했다. 맵찔이의 마지막 자존심이랄까..
적당히 매콤한 카레와 흑돼지 튀김이 은근 잘 어울리는 조합이었다.
먹기 좋게 썰려있는 돈가스를 먹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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