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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한달살기

제주도 한달살기 28일차 - 마무리

한달 동안의 제주도 생활을 마치고 일상으로 복귀하는 날이다.

 

제주도 생활에 빠르게 적응한 만큼 지나고 보니 시간도 참 빠르게 흘렀다.

 

모든 게 신기했던 일상이 금새 익숙해지고 제주의 고요함으로 시작하던 아침이 당연하게 느껴질 무렵,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

 

 

이번 제주도 한달살기에서의 키워드는 기록이었다.

 

하루하루를 어떻게 보냈고 어떤 순간에 어떤 생각을 했는지 하루도 빠짐 없이 블로그에 남겼다.

 

글과 사진으로 담지 못하는 순간을 담기 위해 유튜브 채널을 별도로 만들기도 했다.

 

추억을 양분 삼아 현재를 살아가는 게 인생이라면, 마음 한켠에 영양제를 하나 구비해놓은 셈이다.

 

 

비행기 출발 시간이 오후 1시 50분이었기에 아침부터 분주하게 짐 정리를 시작했다.

 

최근 일주일 동안 오름 탐방으로 아침을 시작했지만 오늘은 아무래도 힘들 것 같다.

 

어젯밤에 설거지나 빨래 정리를 미리 해두긴 했지만 마지막 날이다 보니 우선 공항 근처로 미리 가있어야할 것 같았다.

 

제주도 한달살기의 유산. 다음 이용자를 위해 기부하고 나왔다.
구좌읍에서 일주일을 함께 했던 집. 2층은 쓰지도 못했다..

제주시에 있는 동문시장에서 집에 가져갈 선물을 사기로 했다.

 

감귤로 만든 제주 전통주 귀감(귀한 감귤이라는 뜻..)과 요즘 핫(?)하다는 감귤타르트를 구입했다.

 

특히 술은 가게마다 가격이 제각각이었는데 귀감의 경우에는 10~20%까지 차이가 났다.

 

운좋게 박스 없이 구입하는 조건으로 2만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살 수 있었다.

 

 

아침도 안먹었겠다 동문시장에 왔으니 광명식당을 찾지 않을 수 없다.

 

여행 초기에 갔던 식당인데 따로국밥의 얼큰한 맛을 잊을 수 없어 다시 찾게 되었다.

 

식당에 들어가면 특유의 비린내가 나서 약간 호불호가 갈릴 수는 있겠지만 맛을 보면 생각이 달라진다.

 

이건 누구나 좋아할 수밖에 없는 맛이다.

 

쫀득한 찹쌀이 순대를 가득 메워 식감이 매우 좋다.

 

밥 없이도 식사 대용으로 가능할 정도다.

 

사실 순대국 안에 있는 순대는 별로 맛이 없기 마련인데 광명식당의 경우 순대 본연의 맛을 잃지 않는다.

 

이름처럼 순대국과 밥이 따로 나온다. 국밥집 가면 으레 있는 마늘 반찬이 특히 맛있었다.
쫀득한 식감을 자랑하는 광명식당 순대.

식사를 마친 후 첫날 나를 맞이해 주었던 수찬이형을 만났다.

(제주도 한달살기 1일차 - 시작 참조)

 

정말 감사하게도 와인 두병을 선물 받았다.

(한병은 가족들과 함께, 다른 한병은 우리집에서..)

 

비행기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에 긴 시간을 함께하진 못했지만,

 

제주도 한달살기의 시작과 끝을 함께 해주어 너무나도 감사하다.

 

다음에 언젠가 제주도에 또 오더라도 항상 그곳에 있고 편하게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제주도 여행의 끝은 언제나 면세점이다.

 

조주기능사 필기도 합격했겠다 이제는 실기 시험 준비를 위한 재료가 필요하다.

 

모름지기 바텐더는 기주(base)가 모자라는 일이 없어야 한다.

 

집에 없는 게 뭘까 생각하다가 최근까지 마셨던 봄베이사파이어가 다 떨어진 게 생각나 진을 구입하기로 했다.

 

찻잔 끼워팔기에 혹해 핸드릭스 진을 선택해버렸다. 결론적으로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는 후문.

김포행 비행기에 탑승하니 익숙해진 제주도와의 이별이 실감난다.

 

일상이 여행 같으면 얼마나 좋을까.

 

이제 수도권 한달살이 하러 간다.

 

제주도 안녕.